한자로 마(麻)는 저리다, 라(辣)는 맵다는 뜻으로 '얼얼하고 매운 탕'이라는 의미. 화자오(초피), 팔각, 정향, 회향 등을 넣고 만든 향유에 고춧가루와 두반장을 넣고 육수를 부은 다음, 각종 채소와 고기, 면, 두부, 완자 등을 원하는 대로 넣고 만드는 중국의 서민 음식이다.
한국에서 마라탕은 인지도가 별로 없었지만, 2010년대 들어 중국인들과 중국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음식점들이 늘어나며 점점 한국인에게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7년 이후 마라탕의 얼얼한 매운맛이 2~30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인기를 끌게 되면서 주요 번화가에 마라탕 식당이 생겨나고 마라탕 맛의 라면이나 마라치킨, 마라떡볶이 등의 파생상품이 출시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었다.
마라는 쓰촨 지방에서는 많은 음식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양념이고, 마라탕은 중국 전역에 "쓰촨의 마라탕"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쓰촨 지역에서는 음식 이름 앞에 마라를 붙이는 경우가 잘 없다. 쓰촨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 다른 지역에 수출될 때 마라를 앞에 붙여 맛의 특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깐궈-마라샹궈, 촨촨샹-마라촨, 마오차이-마라탕) 쓰촨 현지인들은 마라탕을 쓰촨 요리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마라탕의 기원이 되는 음식은 쓰촨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마오차이(冒菜) 이다. 청두 사람들은 마오차이를 "한 사람을 위한 훠궈"라고 한다. 혼자나 둘이서는 여러 재료를 다양하게 시켜야 하는 훠궈를 먹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다양한 재료를 대나무 채에 한데 모아 담아 한꺼번에 훠궈 국물에 끓인 다음 1인분씩 그릇에 덜어서 내놓은 것이 마오차이의 유래이다. 마오차이는 길거리에서도 여전히 판매되지만, 고급화된 프랜차이즈와 대형 매장도 여럿 존재한다.
쓰촨의 마오차이가 1990년대에 둥베이 지방에서 변형된 것이 마라탕이다. 마오차이는 고추기름이 두텁게 떠 있고 매운 맛과 얼얼한 맛이 매우 강한 데 비해 마라탕은 국물 위에 고추기름을 몇 스푼 끼얹은 정도에 땅콩소스(花生酱)나 깨소스(마장/麻酱)가 들어가서, 맵고 얼얼한 맛을 줄이고 칼칼하고 고소한 맛을 첨가했다. 둥베이에서 변형시킨 마라탕이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전국적으로 대중화되었다. 대부분의 지역에 동네마다 마라탕 식당이 있으며, 장량마라탕(张亮麻辣烫)과 라둬라마라탕(多辣麻辣烫)등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이다.
쓰촨에서는 마라탕을 찾아보기 어렵고 마오차이가 주로 판매된다. 쓰촨 외의 지역에서는 마라탕과 마오차이가 혼용되는 추세이고, 초기에는 맛이 그렇게 강하지 않던 마라탕도 갈수록 더 얼얼하고 매운 맛을 추구하면서 둘 사이의 구분이 옅어지고 있다. 쓰촨 이외의 대도시에서는 마오차이 가게와 마라탕 가게의 음식에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쓰촨식의 얼얼하고 매운 맛을 즐기고자 한다면, 되도록 마오차이 가게에서 시켜야 실패가 적다. 마오차이는 비교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라, 쓰촨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이거나 쓰촨에 본점을 둔 체인점일 가능성이 높으며, 그럴 경우 쓰촨 현지의 맛을 추구하는 편이고 대체로 맛도 보장된다.
청두와 충칭 지역에서는 촨촨샹(串串香)또는 마라촨(麻辣串)이라 불리는 꼬치(串)를 육수에 담가 샤브샤브처럼 먹는 마라탕의 파생 음식을 마라탕보다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중국의 마라탕 식당에서는 탕에 넣을 재료를 뷔페 형식으로 진열해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손님이 양푼에 먹고 싶은 재료를 담아서 카운터에 내면 무게와 고기의 양에 따라 가격을 매긴 후, 주방에서 재료를 넣고 조리하여 탕을 완성해서 가져다 준다. 볶음요리인 마라샹궈를 함께 판매하는 식당에서는 마라샹궈도 이런 식으로 가격을 매긴다. 한국의 마라탕 식당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가격을 매기는 곳이 대부분이다.
한국의 현지화된 마라탕 식당의 경우에는 향신료의 농도를 낮추고 뼈 육수를 사용하여 국물까지 마실 수 있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각종 토핑을 얹어낸 마라국수, 마라탕면 등의 응용요리를 라멘이나 짬뽕과 유사한 비쥬얼로 내놓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마라탕의 유행으로 한국에서도 마라탕/훠궈 홍탕 소스를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시판 소스는 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환기가 잘 안되는 공간에서 끓이면 집안 전체가 고추기름 냄새로 가득 차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마라탕 국물까지 마실 놈" 이라는 욕이 중국 인터넷상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중년 여성이 딸의 가난한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반대하며 "그렇게 가난해서야 마라탕 먹을 때 국물까지 다 마시겠네" 라는 비하 발언을 하는 통화 영상이 이슈가 되었던 것이 유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