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당내에서 집중 포화를 당하고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조 의원은 과거에도 고위공직자비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민주당 지지층들 사이에서 '적폐의원'으로 내몰리기도 했었습니다.
조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추 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일련의 언행은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이라며 "거친 언사로 검찰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의 당위성을 역설하면 할수록 논쟁의 중심이 추 장관 언행의 적절성에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수처가 검찰개혁의 적절한 처방이 아니라는 소신도 재차 밝혔습니다. 조 의원은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은 인지수사권과 소추권을 한 손에 움켜진데서 비롯된 것이란 게 그간의 중론이었다"며 "20대 국회에서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회수하지도 못하고 소추 및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위상은 오히려 약화시킨 어정쩡한 내용으로 법안이 마련되고 추진되었기 때문에 반대입장을 명확히 밝혔던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조 의원이 추 장관을 비판하고 공수처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매도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한 진보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조직 이기주의 검사출신 조응천 또 병 도지셨네" "금태섭과 더불어 내부총질 가장 많이하는 가짜 (민주당 의원)" "검찰출신은 여야 막론하고 검찰 보호에 물불 안 가린다" "추 장관 전에 윤 총장 먼저 비판해보라" 등의 날선 반응이 나왔습니다.
같은 날 황운하 의원은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자인 장관과 건건이 대립하려는 검찰총장의 태도를 나무라지 않는다면 식물장관 아닌가"라며 "표현 방식을 문제삼고 싶으면 거기에 앞서 검찰총장의 일탈을 먼저 지적해야 맞지 않느냐"고 조 의원을 비판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자체가 점차 자유주의 정당의 특성을 잃고 해괴한 전체주의 정당해 근접해 간 것"이라며 "당 안에서는 친문 완장파들이 헤게모니를 잡고, 당 밖에서는 이들에 동조하는 극성 친문 파시스트들이 진영의 여론을 좌지우지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의원의 당내 건전한 비판을 내부총질로 낙인찍어 동료의원을 솎아낸다. 이게 다 80년대 운동권의 잔재"라며 "민주당도 앞으로 탈전체주의화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거다. 일단 전체주의화한 정당은 자유주의 정당으로 되돌아오기 매우 힘들어진다"고 전망했습니다. 29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따르면 "조응천은 친정 좀 깠다고 아니꼬운 모양" "제2의 금태섭" "검찰 편을 들려면 미래통합당으로 가라" 등 조 의원이 검찰 편들기를 한다며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지지자들의 글 중에는 "검찰 개혁 방해하는 조응천은 금태섭 따라 집에 가라" "제2의 금태섭은 입을 다물라, 이런 자를 공천한 민주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며 금 전 의원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조 의원은 28일 SNS를 통해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 당혹스럽기까지 해 말문을 잃을 정도"라며 "추 장관의 거친 언사로 검찰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의 당위성을 역설하면 할수록 논쟁의 중심이 추 장관 언행의 적절성
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앞서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와 민주당 의원 대상 강연 등에서 윤 총장을 공개 비판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민주당 내에 윤 총장의 처신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추 장관을 엄호하는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추 장관에 대한 공개 비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입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의 '윤석열 때리기'를 두고 여권 내부에서 충돌하는 형국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먼저 추미애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비판하자 같은 당 황운하 의원이 조응천 의원에게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황운하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본질이 희석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보아야 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썼습니다. 황운하 의원은 "전체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지엽적 시각에 매몰되면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을 깨치지 못한다"며 "견월망지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달을 봤으면 달을 가리키는 손을 잊으라는 뜻"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비판과 관련, 조응천 의원이 앞서 "거친 언행이 부담이 된다"고 지적한 데 대한 비판인 셈입니다.
국회의원 조응천은 1962년 9월 17일 경상북도 대구시 출생으로 올해 나이 만 57세 입니다.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출신대한민국의 제21대 국회의원으로 소속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며, 지역구는 경기 남양주시 갑 지역입니다.
TK 출신 엘리트 검사로,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요직을 맡아 성장했고 참여정부 시절 부패방지위원회 실태조사단장 파견,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하는 등 TK 성골 엘리트급의 보수 인재 루트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인하여 축출돼 별주부짱이라는 이름의 횟집을 운영하며 중앙 정치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다가,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여 다시 정계로 돌아왔다는, 드라마틱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사법연수원 18기로 수료 후 대한민국 해군 군법무관으로 병역을 해결하고 1992년부터 검사로 근무를 시작해 같은 해 박지만의 마약 수사를 맡았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는 검사 신분을 유지하면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김대중(DJ)의 역점 정책이었던 인권법의 토대를 닦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을 추진했습니다.
이후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부패방지위원회 실태조사단장으로 파견되어 공수처법의 모태인 고비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을 만들어링크 국회에 제출하고 검찰에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고비법을 추진한 인물이라는 이유로 미운털이 박혀 좌천성 인사를 당하고 2005년 검사직을 사임했습니다.
이후, 김앤장 변호사로 근무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노무현 정부 후기인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법무부장관 정책보좌관을 역임하였습니다.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국가정보원 원장 특별보좌관을 역임하였습니다. 이후 변호사로 돌아갔습니다.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일하였습니다. 같은 해부터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하였습니다.
요약하자면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까지 4개의 정권에서 요직을 맡은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4개의 정권은 이념과 성향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기용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본인이 선거 홍보물에서 "정권이 바뀌어도 꾸준히 중용될 정도로 능력과 도덕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마지막 인재영입으로 정치를 시작했고, 이후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에 5명의 대통령으로 인정을 받은 셈입니다. 2016년 문재인 대표에 의해 더불어민주당에 인재로 영입되었습니다. 문재인 당시 대표가 직접 영입한 마지막 외부 인사였습니다.
제21대 총선에서는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았으며, 본선에서는 59,779표를 득표하여 상대후보를 20,461표차로 누르고 압도적 차이로 당선되었습니다. 참고로 20대 총선에서는 249표 차이로 당선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일하는 국회추진단' 에 합류하였는데, 국회법 개정안을 직접 다듬었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소신파 행보를 보였는데, 금태섭 의원이 공수처에 기권표를 던진 것에 대해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자 "국회법에는 자유투표라는 조항,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귀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라고 하는 조항이 살아 있다", "금태섭 의원은 총선후보 경선에서 탈락하는, 낙천이라는 어마어마한 책임을 졌는데 그 이상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을까"라고 당의 조치를 비판한 적 있습니다. 또 추미애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맹비난하자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서 당혹스럽기까지 하여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