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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5일 모흐센 레자에이 이란 전 혁명수비대장은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살해한 데 대한 이란의 보복에 미국이 대응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과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이란의 전 혁명수비대장이 미국이 재보복할 경우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표적으로 삼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정위원회 사무총장인 레자에이는 트위터를 통해 "만약 미국이 이란의 군사적 대응에 어떠한 반격에 나선다면 이스라엘의 하이파와 텔아비브는 가루가 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하이파는 지중해에 접한 이스라엘의 3대 도시로 무역, 휴양, 상공업 중심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텔아비브는 국제법상 이스라엘의 수도이며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에 이어 인구가 많은 이스라엘의 2대 도시입니다.

이란 ISNA통신에 따르면 레자에이 사무총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이 있을 경우 52개 지역을 공격한다고 했다"며 "그렇게 되면 이란은 이스라엘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하이파와 이스라엘의 중심지들을 가루로 만들어버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이 미국인과 미국 시설을 공격할 경우 이란과 이란문화에서 중요한 52곳을 신속하고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정부가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공습 및 살해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들을 표적으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이란과 이스라엘간 악연이 더 깊어질 전망입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1979년 이란혁명 이후 40년 이상 이란의 핵과학자 암살, 대리세력에 대한 공습 등을 상호 벌여왔으며 이를 국제사회에서 '그림자 전쟁'으로 불립니다.


한편, AP통신 등 외신들에 의하면 5일 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 결정과 함께 이스라엘 공격 또한 시사했습니다. 이란정부는 이날 핵협정을 파기하며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 밝혔습니다. 이어 모흐센 레자에이 이란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이란의 군사적 대응에 어떠한 반격을 한다면 이스라엘의 하이파와 텔아비브는 가루가 될 것"이라고 미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솔레이마니 살해 및 핵보유에 대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워싱턴포스트에 의하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일 미국의 솔레이마니 공습 작전 직후 해당 작전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하며 결단력있는 행동"이라 칭찬했습니다. 이어 주례 내각회의에서는 자국을 '핵무기 보유국'이라 지칭했다가 실수라며 에너지 강국이란 단어로 수정해 이란을 크게 자극했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악연은 1979년 이란혁명으로 이란에 반미 시아파 신정정권이 수립된 이후 격화됐습니다. 특히 이란이 핵개발에 나서면서부터 이스라엘과 이란간의 첩보전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특히 이번 미군의 공습으로 살해된 솔레이마니가 이끄는 이란혁명수비대 산하의 쿠드스군이 이 첩보전을 가장 선봉에서 이끌던 부대였습니다.

쿠드스군은 해외의 친이란 군사 조직들을 지원하고 비밀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정예 조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눈엣가시로 여겨져왔습니다. 쿠드스군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등 중동 각지의 친이란 무장 세력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며 이란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에 앞장서왔습니다. 지난달 31일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관을 공격한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도 쿠드스군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분석에 따르면 이란에는 52만3천명의 현역 군인이 복무 중이며 이 중 35만명이 정규군에, 또 최소한 15만명이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편제돼 있습니다. 혁명수비대에는 2만명의 해군도 포함돼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장 초계선을 운용 중 입니다. 또 자원 병력으로 구성된 IRGC의 바시즈 군은 내부 소요 사태를 진압하는 데 투입되며 유사시 수십 만명을 동원할 능력을 갖췄습니다.

이슬람 신앙을 지키기 위해 40년 전 창설된 혁명수비대는 이란 군대와 정치, 경제력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끌었던 쿠드스군은 5천명으로 구성돼 해외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하고,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은 쿠드스군이 중동의 테러 단체에 자금과 무기, 장비를 공급하고 군사 훈련까지 하는 등 폭넓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지하드 활동 역시 쿠드스군이 돕는다는 게 미국의 주장입니다.

이란은 오랫동안 제재를 받아 인근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무기 수입이 적은 편 입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분석 결과 2009∼2018년 이란의 국방 분야 수입은 같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입액과 비교할 때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란은 경쟁국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교해 공군력이 열세이기 때문에 미사일 능력이 국방력의 핵심 요소입니다. 중·단거리 미사일이 주축인 이란의 미사일 능력은 중동 지역에서 최대 규모라는 게 미국의 분석입니다. 여기에 현재는 우주 과학 기술을 개발해 대륙간 미사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지난 2015년 핵 협상 이후 정체돼 있으나, 현재 수준으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까지 타격할 능력을 갖췄습니다. 이란은 또 제재 속에서도 드론 능력을 키웠습니다. 지난 2016년 이라크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전쟁 당시 이란의 드론이 투입됐으며, 이란은 이스라엘 영공에도 무장한 드론을 침투시키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사우디의 석유 시설 2곳이 드론 공격을 당하자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란은 2010년 이란 핵 시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뒤 사이버전 능력에 키웠습니다. 혁명수비대에 별도의 사이버 부대가 운영 중이며, 전 세계 항공 우주 기업과 국방, 에너지·천연자원 기업, 통신사 등을 목표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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