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3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부인 소피 그레고어 여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확진됐습니다. 로이터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캐나다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뤼도 총리의 부인인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트뤼도 총리도 14일간 격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캐나다 총리실은 “트뤼도 총리는 현재 어떤 증상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아직 진단 검사를 받지 않았고 평상시처럼 직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레고어 여사는 1975년생으로 만 45세이며, 트뤼도 총리는 1971년생으로 만 49세 입니다.

그레고어 여사의 확진 판정이 나오기 전 캐나다 정부는 "의료진은 트뤼도 총리가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 않는 만큼 본인의 상태를 확인하며 일상 활동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지만 예방 차원에서 자가격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총 154명으로 늘어나면서 개학 연기나 다중 행사 금지 등의 대책이 잇따르고 있다고 CBC 빙송 등 현지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앨버타주의 유아 환자는 최근 미국 플로리다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뒤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유아는 정유업체 '선코 에너지'가 캘거리 시내 사옥에서 운영 중인 사원 전용 어린이집에 다녔으며,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되자 회사 측은 어린이집을 폐쇄하고 다른 유아와 부모 사원들에 자가 격리 조처를 했습니다.

BC주에서는 밴쿠버 인근 웨스트밴쿠버의 장기 요양 시설에서 3명의 환자가 새로 확인돼 지난주에 이어 요양 시설 발병이 이어졌습니다. 신규 확진자 3명은 90대 거주자와 간병 직원 2명으로 이들 직원은 지난주 인접 지역의 요양시설 발병 사례와 관련이 있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이날 캐나다에서 추가된 신규 환자들은 대부분 해외 여행력이 있는 사례로 파악됐습니다.

BC주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50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행사 중단과 불요불급한 해외 여행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보니 헨리 보건관리관은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위험이 커진 만큼 우리의 상황인식도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2주간의 자가 격리 조치를 반드시 이행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앨버타주도 250명 이상 규모의 행사 금지 조치를 밝히고 종교 집회를 제외한 스포츠, 회의, 커뮤니티 행사 등 다중 집회를 취소할 것을 각 행사 주최 측에 요청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주내 공립 초·중·고교의 개학을 내달 5일까지 연기, 임시 휴교 조치를 취했습니다. 스티븐 리스 주 교육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내주부터 시작되는 봄 방학을 2주일간 연장해 개학을 연기할 방침이라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과감한 조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주내 학생은 모두 200여 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각국 정상의 건강도 위험한 상황입니다. 감염이 확산 중인 이탈리아와 이란에서도 정치 지도자들이 잇따라 감염된 것으로 판명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브라질 대통령실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커뮤니케이션국장도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진되면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감염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바인가르텐 국장이 지난 7~10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했다는 사실 때문에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동에도 바인가르텐 국장이 배석했기 때문입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일정을 취소하고 신종 코로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만난 브라질 대표단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에 대해 사실은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난 그 어떤 특별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일정 기간 서로 옆에 앉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받은 브라질 대통령실 소속 커뮤니케이션국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국장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바인가르텐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도 직접 건넸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행사에 동행했던 공화당의 릭 스콧 상원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며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백악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에 증상 없는 환자를 검사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확진자와 오랜 기간 가깝게 노출된 사람들만 자가격리되는 것”이라면서 “대통령과 부통령은 해당 인물과 거의 접촉이 없었고 지금으로서는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에서도 이날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키라 아주세나 주유엔 필리핀 대사는 각국의 주유엔 대표부에 보낸 공지문을 통해 필리핀 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습니다.

아주세나 대사는 “오늘 기준 주유엔 필리핀 대표부는 폐쇄됐고 전 직원에 자가격리 지침을 전달했다”면서 “모든 직원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직원은 지난 10일 발병 증세가 나타나 병원을 방문했으며 전날 유엔본부 건물에 약 30분 머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유엔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엔 총회, 안전보장이사회 등 공식 횔동을 제외하고 유엔본부 내에서의 비공식 부대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0일엔 일반인의 유엔본부 방문과 투어 프로그램을 중단키로 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 소재 유엔 인권이사회도 13일부터 제43차 회기의 남은 모든 회의를 취소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3일부터 모든 부대 행사를 취소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