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서울 북악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9일 오후 5시 17분 박 시장 딸 박모씨로부터 박 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오후 5시 30분 수색에 나섰습니다. 딸 박모씨는 112신고센터를 통해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실종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경찰은 박 시장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성북구 길상사 주변에서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확인, 경력 700여명 규모 2개 중대와 드론, 경찰견을 투입해 박 시장을 수색했습니다. CCTV 등 수색 과정에서 박 시장은 9일 오전 10시 44분 종로구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을 검은 모자에 배낭을 멘 차림으로 나선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박 시장은 와룡공원 인근에서 딸에게 전화를 걸었으며 당시 대화에 관해 딸은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박 시장은 9일부터 10일까지 휴가를 제출한 상태였습니다. 9일 오후 예정됐던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면담 역시 당일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하는 등 공식 일정을 돌연 모두 취소했습니다.
한편, 박 시장은 이틀 전인 8일 전직 비서에 의해 성추행 등 혐의로 피소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전직 비서 A씨는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시장을 고소하면서 비서 일을 시작한 이후 박 시장 성추행이 이어졌으며 증거로 메신저 대화 내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는 박 시장 별세 소식을 접한 후 서정협 행정1부시장 대행체제로 전환하고 4급 이상 간부에 대해 전원 비상대기를 발령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된 가운데 최근 그가 성추행 사건으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시청에서 근무했던 박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최근 박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A씨는 고소장에 수차례 성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성추행 당시 피해 정황을 자세하게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지난 8일 경찰청장 등 수뇌부에게 해당 사건을 보고하고 고소장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박 시장 관련 미투 사건이 접수된 것은 맞지만 자세한 수사 상황은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경찰에 고소장을 낸 사람은 지난 2017년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서로 일한 A 씨입니다. 최근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시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내고 곧장 고소인 조사도 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A 씨는 비서 일을 시작한 이후 박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SNS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 주로 박 시장과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고, 대화 내용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된 만큼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먼저 고소인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피소 사실과 관련해 박 시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도 사실 확인 등이 우선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알리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이 자리에서 비서로 일한 2017년 이후로 수시로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박 시장이 휴대전화 텔레그램 등을 개인적인 사진을 여러 차례 보냈으며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10일 새벽 박원순 시장이 숨진 채로 발견되며, A씨의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게 됐습니다. '검찰사건사무규칙' 때문입니다. 이 규칙 제69조엔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도록 돼 있습니다.
박 시장이 자신의 피소 사실을 알았는지, 피소가 그의 실종과 극단적 선택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박 시장의 시신에서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사망 사인은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위해 밝히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SBS 뉴스는 “지난 2017년부터 박 시장 비서로 일하던 A씨가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았고, 곧바로 오늘 새벽까지 고소인 조사가 진행됐다”고 했습니다. A씨는 박 시장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게 해당 사안을 긴급 보고했다고 합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동 숙정문 인근에서 사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상남도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출생으로 항년 65세의 나이로 별세하였습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를 당해 극단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고소인의 신상정보를 찾는 움직임을 보여 2차 가해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 A씨를 찾기 위한 글과 사진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9시께 한 진보성향 커뮤니티에는 '2017년 비서실엔 총 17명이 근무, 이제 고지가 보인다'는 제목의 고소인 추적과 관련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열람 가능한 자료를 뒤져보니 비서실에 당시 17명이 근무했다"면서 "곧 찾겠다. 같은 여자로서 제가 그 분 참교육 시켜줄 것"이라고 썼습니다. 해당 글을 작성한 이용자가 여성인지, 또 실제 고소인을 특정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보호가 필요한 성추행 피해 고소자를 특정짓는 2차가해 성격인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SNS에는 고소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진을 게시하는 사례도 있었고, 카카오톡 등에서도 이 사진을 유포하는 사례가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고소인에 대해 경찰이 적극 신변보호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고소 건이 박 시장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소인 특정 등 2차 가해가 실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박 시장 고소인이 요청하면 최선을 다해 신변보호에 나설 것"이라며 "고소인 보호를 비중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피해자를 위한 대표적인 신변보호 방안으로 "임시거처를 마련해 주거나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시장 사례처럼 피의자 또는 피고소인이 사망할 경우 고소인 피해자는 경찰에 신변보호 상담치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경찰 여성청소년 기능이 청문감사실 기능과 연계해 피해자 보호에 들어갑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습니다.
한편 트위터에는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박원순시장의서울시5일장을반대합니다'는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박 시장 사망으로 A씨 고소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 종결되면서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이 덮이는데 대한 분노가 섞인 연대입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서울시에 5일장을 반대하는 민원을 서울시 홈페이지 '응답소'에 직접 넣고, 인증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을 반대합니다'는 글이 등장했습니다. 글 작성자는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선택을 한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면서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서가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유서에는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서울시 고한석 비서실장은 10일 오전 11시 50분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박원순 시장이 자필로 쓴 유서의 사본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한 장짜리 유서에는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는 내용이 자필로 쓰여있었습니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이라고도 적혀있습니다. 고한석 비서실장은 "공관을 정리하던 시청 주무관이 책상 위에 놓인 유언장을 발견했다"며 "유족의 뜻에 따라 유언장을 공개할 것을 결정했다. 지금 보여드리는 유언장이 공관 사저 책상 위에 놓여있던 원본"이라고 밝혔습니다. 고 비서실장은 "박원순 시장이 어제(9일) 오전 공관을 나오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습니다.
자리에 함께했던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지금 SNS상에 근거 없고 악의적인 출처 불명의 글이 퍼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고인의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 충격에 빠진 유족이 더욱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이런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습니다.